PCR검사로 암 조기 진단 신세계를 열다
암과 알츠하이머는 현 세대 인류의 기대수명을 갉아먹는 가장 대표적인 질병이다. 그런데 이 질병들은 초기 검진에서 발견만 해도 완치의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코로나시기에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봤던 PCR검사만으로 암과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게 된다면 어떨까? 부담 없이 진단 받고 조기에 치료할 수만 있다면 인류가 암과 알츠하이머를 정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레보스케치는 국내외 독보적 디지털 PCR기술로 이런 기적 같은 미래를 실현시켜가고 있는 기업이다. 이미나, 이다혜 KRISS 선임연구원들과 함께 레볼루셔너리 스케치, 즉 기술에 있어 혁신적인 흔적을 만들어가고 있는 레보스케치의 이성운 대표를 만나보았다.
▲ 왼쪽부터 KRISS 이미나 선임연구원, 이다혜 선임연구원, 레보스케치 이성운 대표
암과 알츠하이머를 PCR로 진단한다?
코로나시기를 거쳐 오면서 우리는 여태까지 경험해보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겪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PCR, 유전자증폭 검사다. PCR은 미량의 DNA 시료에서 특정영역의 DNA를 수 시간 안에 20만에서 50만 배로 증폭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이런 유전자 증폭 기술 덕에 우리는 환자의 코와 입, 기도 등에서 간단하게 채취한 검체만으로도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를 따질 수 있었고 환자를 조기에 격리시켜 코로나의 어마어마한 전염력을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막을 수 있었다.
여기서 하나의 호기심이 생긴다. 혹시 PCR기술로 다른 질병들을 진단할 수는 없는 것일까?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막상 검진을 하기에는 꺼려지는 암과 알츠하이머. 이렇게 심각한 질병도 코로나 PCR을 하듯 간단하게 진단해낼 수는 없는 것일까?
레보스케치의 이성운 대표는 이 질문에 확신 있게 YES라고 답한다. 레보스케치가 개발하고 있는 디지털 PCR기기가 바로 그것을 목표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디지털 PCR이 상용화되기 위해 KRISS와의 지속적인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성운 대표
이성운 대표 “코로나시기 많이 경험하셨던 PCR은 리얼타임 PCR이라는 기술이구요. 이것은 전체 PCR이라는 기법이 발명된 이후 2세대라고 불리는 기술입니다. 디지털 PCR은 여기서 진일보한 3세대 기술로 단순하게 민감도가 1천배 이상 좋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검체가 조금 존재하는 아주 저농도 DNA 시료에서도 충분히 검출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한 번 비교해볼까요? 현재 쓰는 리얼타임 PCR을 암 관련 진단에 쓰겠다고 하면 대개 2기나 3기정도 진행이 된 다음에나 검출이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디지털 PCR을 사용하게 되면 1기나 1기로 진행하기 이전에도 진단이 가능하게 됩니다. 민감도가 높기 때문이죠.”
암과 알츠하이머는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 효과도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어느 질병보다도 중요한 이슈가 된다. 특히 1기나 그 이전에 발견이 가능하다면 치료로 인해 짊어져야 할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완치도 훨씬 쉬워진다. 진단의 신뢰성을 제대로 확보하여 상용화시킬 수만 있다면
디지털 PCR기술은 머지않은 미래, 인류의 기대수명 연장에 큰 기여를 할 핵심 기술이 될 것이다. 또한 온 인류가 기다려온 의료 혁신이기에 그만큼 시장의 파급효과도 엄청나게 클 것이다.
물론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세계적으로 봐도 디지털 PCR 기술은 CE(유럽연합 규격)와 FDA(미국 식품 의약국)에 각각 한 건 정도 등록되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임상도 아직 진행 전이다. 그러나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여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효한 임상결과를 내놓는다면 일상에서 우리 모두가 이 기술을 경험하게 될 날도 곧 올 것이다. 레보스케치의 약진이 기대되는 이유다.
▲ 레보스케치는 보다 간단한 질병 진단이 가능한 디지털 PCR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KRISS와 손잡고 신뢰성을 높인 디지털 PCR기술
현재 디지털 PCR기술은 KRISS의 자문을 받아 만들어지고 있다. 두 가지 분야 자문을 받았는데 그 첫 번째는 ‘표준물질 제공’이고 두 번째는 ‘미세유체 온도교정기술’이다. 표준물질은 디지털 PCR 성능 평가를 위해 필요한 물질로 이를 통해 기기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다혜 선임연구원 “민감도가 중요한 디지털 PCR기술인만큼 아주 적은 양이 있어도 검출할 수 있어야 해요. 또한 이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가도 중요한 문제죠, 그러려면 양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물질을 제공받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해요. 이때 필요한 물질이 KRISS에서 제공하고 있는 표준물질인 거죠. 현재는 1차원적인 표준물질을 제공하고 있지만 점차로 다양한 복잡성을 가진 표준물질을 제공해 갈 것입니다. 복잡한 매트릭스 안에서 존재하는 DNA도 잘 검출해낼 수 있고 잘 정량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말입니다.”
최근 KRISS와 맺은 기술 이전 협약으로 레보스케치가 제공받은 기술은 ‘DNA 용융을 이용한 미세유체 온도교정기술’이다. 디지털 PCR 기술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온도 균일성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KRISS에서 제공 받은 온도 교정 기술은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이성운 대표 “실험을 할 때 분석 대상 용액을 10만개 정도로 분할을 해요. 10만개의 분할 용액을 다 같은 조건에서 유전자 증폭시키죠. 유전자를 증폭하려면 95도까지 엄청나게 높은 열로 가열을 했다가 55도까지 냉각을 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해요. 그런데 온도 등 증폭 조건이 달라지면 분할된 용액마다 다른 온도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문제가 생기게 되죠. 모든 구역이 같은 온도 조건에서 증폭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구역별 온도들을 정확하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해요.
이를 검증하기 위해 KRISS에서 제공받은 온도교정기술을 사용하고 있어요. 몇 도인지 알고 싶은 온도에 맞춰 제공해주신 물질을 놓으면 DNA가 한 줄로 갈라지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를 보고 온도를 교정하는 거죠.”
▲ 레보스케치는 KRISS로부터 이전받은 ‘DNA 용융을 위한 미세유체 온도교정기술’을 제품화하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지는 디지털 PCR의 수요처는 어디일까? 최종 종착역은 물론 병원이고 혜택도 환자들이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전에 이 기술이 임상학적으로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해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PCR은 먼저 연구기관이나 학교, 랩에 제공될 것이다. 다음 수순은 진행된 연구 내용을 가지고 KFDA(한국식품의약품안전청)나 FDA(미국 식품의약국)의 임상 사용 승인을 받는 것이다. 그때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의 신뢰성을 높여나가는 것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KRISS에서 이전 받은 기술의 역할이 크다. 디지털 PCR이 상용화되기 위해 KRISS와의 협력이 계속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기술이 사용자에게 닿기까지 함께 하는 협력관계
디지털 PCR기술을 개발하기까지 레보스케치와 KRISS는 많은 장애물을 함께 넘어왔다.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 내놔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다. 성능 평가가 의도한대로 끝나기만 한다면 레보스케치의 디지털 PCR기기는 충분히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RISS와 레보스케치가 함께 힘을 합쳐 이를 일구어내고 있다.
이미나 선임연구원 “레보스케치 디지털 PCR기술은 콘셉트에 있어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어요. 레보스케치는 임상연구 계획대로 잘 진행된다면 선도적 위치에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은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과 모든 직원들이 굉장히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일하시는 것을 보고 항상 잘 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연구를 해왔는데 이렇게 저희가 가진 지식을 이용해서 실질적으로 엔드 유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나름 뿌듯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이다혜 선임연구원 “저희가 표준물질을 생산하는 이유가 기업이나 사용자에게 직접 도움을 주기 위해서인데 그런 지원을 했을 때 피드백을 주는 경우가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기업 지원이라는 형태로 자문도 계속 하고 거기에 맞는 표준물질도 제작해 드리고 결과도 직접 보면서 우리 표준물질이 이렇게 잘 사용되고 있구나, 눈으로 보고 확인할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레보스케치는 난치성 질환 해결을 위한 의료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레보스케치의 비전은 암과 알츠하이머 조기진단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인류의 수명을 가장 많이 갉아먹는 암, 그리고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알츠하이머를 해결하면 그 다음에는 여러 가지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더 다양한 검사 객체를 통해 진단해나갈 예정이다. ‘인간을 500살 살게 하기’라는 레보스케치의 설립 비전과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성운 대표 “몸에서 얻어지는 검체에 대한 입체적인 분석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술을 진보시켜 나가려고 합니다. 영화 속에서나 봤던 그런 꿈의 진단 기술을 만들어가는 것이죠. 진단이 정확하게 되어야 치료를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분야에서 저희 회사가 두각을 나타냈으면 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KRISS와 레보스케치가 꾸준히 협력한다면 못해낼 것도 없을 것이다. 인간이 500살 살 수 있도록, 아니 그 전에 인간이 기대 수명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하며 헌신하고
있는 레보스케치 개발자들과 KRISS 연구원들. 그들이 열어갈 기적 같은 미래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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